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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이냐 사타구니냐, 시술 접근 경로가 다른 이유

튼튼혈관연구소 · 17년차 심혈관조영실 방사선사 · 2026.03.10

시술 설명을 들으실 때 "손목으로 할게요" 또는 "사타구니로 들어갑니다"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지나가지만, 이 선택이 시술 후 몇 시간을 어떻게 보내실지를 결정합니다. 그리고 조영실에서는 이 결정을 꽤 신중하게 합니다.

왜 동맥으로 들어가나

심장 혈관을 보려면 심장까지 관을 올려야 합니다. 심장에서 나오는 대동맥을 거꾸로 타고 올라가야 하니, 출발점은 동맥이어야 합니다. 팔이든 다리든 피부 가까이에서 만질 수 있고 굵기가 충분한 동맥이 필요한데, 그 조건을 만족하는 곳이 손목의 요골동맥과 사타구니의 대퇴동맥입니다.

참고로 부정맥 시술은 심장의 오른쪽 방으로 가면 되기 때문에 정맥을 씁니다. 그래서 지혈 부담이 덜합니다.

손목(요골동맥) — 요즘의 기본 선택

지난 10여 년 사이 조영실 풍경이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이 이것입니다. 예전엔 사타구니가 기본이었는데, 지금은 손목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혈관이 가늘어 경련(스팸)이 잘 생깁니다. 관이 지나갈 때 팔이 뻐근하거나 조이는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이럴 땐 혈관을 이완시키는 약을 넣습니다. 참지 마시고 말씀해 주세요.

손목 시술 전에 하는 확인. 손에는 두 갈래 동맥이 피를 공급합니다. 그래서 한쪽(요골동맥)을 써도 다른 쪽(척골동맥)이 손을 먹여 살릴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합니다. 손을 쥐었다 폈다 하거나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이용한 간단한 검사입니다. 여기서 순환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되면 손목 대신 다른 경로를 택합니다.

사타구니(대퇴동맥) — 여전히 필요한 경로

손목이 기본이 됐다고 해서 사타구니가 밀려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꼭 필요한 상황이 분명히 있습니다.

대신 시술 후가 다릅니다. 다리를 펴고 누워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몇 시간 동안 굽히지 말라는 안내를 받으실 텐데, 답답하다고 무릎을 세우거나 몸을 돌리시면 그 자리에서 출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조영실에서 지혈까지 잘 끝냈는데 병실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대개 여기서 나옵니다.

그 밖의 경로

손목도 사타구니도 어려운 경우, 팔꿈치 안쪽 상완동맥이나 손등 쪽 원위 요골동맥(스너프박스)을 쓰기도 합니다. 손등 접근은 시술 후 손목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선호하는 곳도 있습니다.

시술 후 주의할 점

손목으로 하셨다면 — 압박 밴드가 있는 동안 손가락을 가볍게 움직여 주세요. 손이 하얗게 되거나 심하게 저리고 차가워지면 즉시 알리셔야 합니다. 밴드를 푼 뒤에도 며칠간은 그 손으로 무거운 것을 들거나 짚고 일어서지 마세요.

사타구니로 하셨다면 — 안내받은 시간 동안 다리를 펴고 누워 계세요. 기침이나 재채기가 나올 때는 손으로 그 부위를 지그시 눌러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퇴원 후에도 며칠은 무거운 것 들기, 쪼그려 앉기, 격한 운동을 피하세요.

이런 경우 즉시 알리세요. 천자 부위가 갑자기 부풀어 오르거나 주먹만 한 멍울이 잡힐 때, 피가 배어 나와 멈추지 않을 때(이때는 그 부위를 세게 누르면서 도움을 요청하세요), 손이나 발이 차갑고 창백해지며 저리거나 감각이 없을 때, 그 부위에 열이 나고 벌겋게 부어오를 때. 퇴원 후 며칠 지나 사타구니에서 박동이 느껴지는 덩어리가 만져지면 반드시 병원에 연락하세요.
어느 길로 들어갈지는 편의가 아니라 안전과 필요로 정합니다. 손목이 안 된다는 말은 나쁜 소식이 아니라, 더 알맞은 길을 골랐다는 뜻입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교육 목적의 콘텐츠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접근 경로의 선택과 시술 후 안정 시간·활동 제한은 시술 종류, 사용 기구, 항혈전제 복용 여부, 혈관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반드시 담당 의료진의 안내를 따르세요. 천자 부위에서 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급격히 부어오르는 경우, 손발이 차갑고 창백해지며 감각이 없어지는 경우에는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거나 119에 연락하세요. 출혈이 심한 경우 그 부위를 강하게 압박한 상태로 도움을 요청하세요.
참고: 대한심장학회 · 한국심혈관중재학회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미국심장협회(AHA)/미국심장학회(ACC) 관상동맥중재시술 가이드라인 · 유럽심장학회(ESC)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진료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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