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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VAR(흉부대동맥 스텐트그라프트), 가슴을 열지 않고 대동맥을 고치는 법

튼튼혈관연구소 · 17년차 심혈관조영실 방사선사 · 2026.08.06

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오는 우리 몸에서 가장 굵은 혈관입니다. 정원 호스에 비유하자면 수도관에 해당하는 굵기죠. 이 관이 부풀거나 벽이 찢어지면 상황이 급해집니다. 예전에는 가슴을 열어야만 손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타구니 혈관을 통해 안에서 고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게 TEVAR입니다.

흉부대동맥에 생기는 문제들

TEVAR가 필요해지는 대표적인 상황은 두 가지입니다.

흉부대동맥류는 대동맥 벽이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입니다. 대개 아무 증상 없이 지내다가 다른 이유로 찍은 CT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 혹이 커질수록 터질 위험이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대동맥박리는 대동맥 벽의 안쪽 막이 찢어지면서 혈액이 벽 사이로 파고 들어가는 상태입니다. "등이나 가슴이 갑자기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다"고 표현하시는 그 통증입니다. 이건 응급 상황입니다.

이런 통증은 지체하면 안 됩니다. 가슴이나 등 위쪽, 어깨뼈 사이가 갑자기, 찢어지듯이, 아주 심하게 아프고 그 통증이 등이나 배 쪽으로 옮겨가는 느낌이 든다면 대동맥박리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양팔의 혈압이 다르게 나오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함께 오기도 합니다. 이 경우 참거나 지켜보지 마시고 즉시 119에 연락하세요.

TEVAR가 뭘 하는 시술인가요

TEVAR(Thoracic EndoVascular Aortic Repair)는 인조혈관이 씌워진 금속 스텐트를 대동맥 안에 펼쳐 넣는 시술입니다. 이 장치를 '스텐트그라프트'라고 부릅니다. 심장혈관에 넣는 스텐트가 그물망이라면, 스텐트그라프트는 그 그물망에 방수천을 씌운 형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원리는 단순합니다. 문제가 생긴 대동맥 구간 안쪽에 새 관을 하나 깔아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혈액은 새 관 안으로만 흐르게 되고, 부풀어 있던 혹이나 찢어진 벽 쪽으로는 피가 가지 않게 됩니다. 압력을 받지 않게 된 혹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기도 합니다.

개흉수술과 무엇이 다른가요

시술 당일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준비 — 시술 전에 대동맥 CT를 정밀하게 찍습니다. 대동맥의 지름, 길이, 굴곡, 가지혈관의 위치를 밀리미터 단위로 재서 장치 크기를 정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계측이 TEVAR에서는 절반이라고 할 만큼 중요합니다.

마취 — 관상동맥 시술과 달리 전신마취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술 중 호흡을 잠시 멈춰야 하는 순간이 있고, 장치가 크기 때문입니다. 상황에 따라 부분마취로 하기도 합니다.

접근 — 사타구니 대퇴동맥을 통해 굵은 유도관을 넣습니다. 관상동맥 시술에 쓰는 관보다 훨씬 굵습니다.

위치 확인과 전개 — 조영제를 넣어 대동맥과 가지혈관 위치를 확인한 뒤, 정확한 자리에서 스텐트그라프트를 펼칩니다. 이 순간 혈압이 높으면 혈류에 밀려 장치가 제자리를 벗어날 수 있어, 일시적으로 혈압을 낮추거나 심박출을 줄이는 조치를 하기도 합니다. 조영실이 가장 조용해지는 순간입니다.

마무리 — 다시 조영해서 혈액이 새는 곳(내부누출)이 없는지, 가지혈관 혈류는 괜찮은지 확인하고 지혈합니다.

회복과 시술 후 관리

시술 후에는 중환자실 또는 집중 관찰이 가능한 병실에서 하루 정도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료진이 특히 신경 써서 보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 — 추적검사는 평생입니다

제가 조영실에서 안타깝게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술 잘 받고 회복도 좋았는데, 몇 년 뒤 연락이 끊긴 분들입니다. TEVAR는 몸 안에 기계 장치를 넣어둔 것이라, 시간이 지나면서 장치가 조금씩 움직이거나 이음새로 혈액이 새어 들어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내부누출(엔도리크)이라고 합니다.

내부누출은 대부분 아무 증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CT로 확인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보통 시술 후 일정 기간마다 CT를 찍으며 혹의 크기 변화와 장치 위치를 확인합니다. 몸이 아무렇지 않아도 정해진 검사 일정은 꼭 지켜주셔야 합니다.

퇴원 후 이런 증상이면 병원에 연락하세요. 가슴이나 등의 통증이 다시 나타날 때,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이상할 때, 사타구니 상처가 붓고 열감이 있거나 진물이 날 때, 갑자기 목이 쉬거나 삼키기 힘들 때. 특히 시술 전과 비슷한 찢어지는 통증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연락하세요.
대동맥 시술은 '고쳤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관리하기 시작했다'로 이어집니다. 정기 CT가 그 관리의 전부입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교육 목적의 콘텐츠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TEVAR의 적응증, 마취 방법, 추적검사 주기는 병변의 위치·형태와 환자 상태에 따라 담당 의료진이 결정합니다. 가슴이나 등이 갑자기 찢어지듯 심하게 아프거나, 그 통증이 등·배로 번져가는 경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경우, 실신하는 경우에는 즉시 119에 연락하세요. 대동맥박리와 파열은 시간이 곧 예후를 좌우하는 응급 질환입니다.
참고: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 대한혈관외과학회 · 대한영상의학회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미국심장협회(AHA)/미국심장학회(ACC) 대동맥질환 가이드라인 · 유럽혈관외과학회(ESVS) 흉부대동맥질환 진료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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