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중재술(PCI) 시술 당일, 조영실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시술받으셔야 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조영실 문 앞에 서면, 대부분 표정이 비슷합니다. 아프진 않을까, 얼마나 걸릴까, 가슴을 여는 건 아닐까. 제가 조영실에서 17년째 보는 그 얼굴들입니다. 오늘은 그 문 안쪽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순서대로 풀어드리겠습니다. 과정을 미리 알면 긴장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PCI가 뭔가요? 수술과는 다릅니다
관상동맥중재술(PCI, 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은 좁아지거나 막힌 심장 혈관을 가슴을 열지 않고 가느다란 관(카테터)으로 넓히는 시술입니다. 손목이나 사타구니의 동맥에 3mm도 되지 않는 구멍을 내고, 그 길을 따라 심장까지 관을 밀어 올립니다. 흔히 말하는 '스텐트 시술'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해가 "심장 수술"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다. 개흉수술인 관상동맥우회술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고, 대부분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진행됩니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시술 중에 저희와 대화도 하십니다.
시술 전날과 당일 아침
- 금식: 보통 시술 몇 시간 전부터 금식합니다. 시간은 병원마다 다르니 안내받은 대로 지키시면 됩니다.
- 약 복용: 항혈소판제처럼 거르면 안 되는 약이 있고, 당뇨약 중에는 조영제 때문에 잠시 멈추는 약도 있습니다. 반드시 의료진에게 복용 중인 약을 전부 알리세요.
- 알레르기 확인: 조영제나 특정 약물에 이상반응이 있었던 적이 있다면 꼭 미리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이건 정말 중요합니다.
- 혈액검사와 심전도: 신장 기능과 응고 수치를 확인합니다. 조영제가 콩팥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 제모와 정맥주사 확보: 손목이나 사타구니 부위를 소독할 수 있게 준비합니다.
조영실에 들어오면 — 생각보다 춥습니다
처음 들어오시면 두 가지에 놀라십니다. 첫째, 방이 서늘합니다. 장비의 열 때문에 실내 온도를 낮게 유지하거든요. 둘째, 침대가 좁고 딱딱합니다. 영상 촬영을 위해 그렇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저희가 담요를 덮어드리니 추우시면 바로 말씀하세요.
침대에 누우시면 심전도 전극을 붙이고, 혈압계와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연결합니다. 시술하는 쪽 팔을 옆으로 고정하고, 소독 후 몸 전체를 덮는 커다란 소독포를 덮습니다. 얼굴 위쪽까지 덮이지만 숨 쉬는 공간은 충분히 만들어 드립니다. 답답하시면 참지 말고 말씀하세요. 그 말씀 한마디에 저희가 바로 조정해 드립니다.
실제 시술 과정
1. 국소마취 — 손목이나 사타구니에 마취 주사를 놓습니다. 이때가 시술 전체에서 가장 따끔한 순간입니다. 벌에 쏘인 느낌이 몇 초 있다가 곧 가라앉습니다.
2. 동맥 천자와 유도관 삽입 — 마취된 자리에 바늘을 넣어 동맥을 찾고, '쉬스(sheath)'라는 짧은 관을 넣습니다. 이후 모든 기구는 이 관을 통해 드나듭니다. 마취가 되어 있어 밀리는 느낌만 있고 통증은 거의 없습니다.
3. 카테터 진입과 조영 — 가느다란 관을 혈관을 따라 심장 입구까지 올립니다. 혈관 안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서 관이 지나가는 것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심장 입구에 도달하면 조영제를 넣고 X선으로 촬영합니다. 화면에 혈관 지도가 나타나면서 어디가 얼마나 좁아졌는지 보입니다.
4. 병변 통과와 풍선 확장 — 좁아진 곳을 가는 철사(와이어)로 통과시킨 뒤, 풍선을 그 자리에서 부풀려 넓힙니다. 이 순간 잠깐 가슴이 뻐근하거나 답답할 수 있습니다. 풍선이 부푼 몇십 초 동안 그쪽 혈류가 잠시 멈추기 때문인데, 대부분 풍선을 빼면 곧 사라집니다. 이때도 참지 말고 말씀해 주시는 편이 낫습니다.
5. 스텐트 삽입 — 넓힌 자리에 그물망 구조물인 스텐트를 펼쳐 혈관을 받쳐줍니다. 요즘은 재협착을 줄이는 약물이 코팅된 약물용출 스텐트를 주로 씁니다.
6. 최종 확인 — 다시 조영제를 넣어 혈류가 잘 흐르는지 확인합니다. 필요하면 혈관 안쪽을 초음파로 들여다보는 IVUS(혈관내초음파)로 스텐트가 잘 밀착됐는지 확인하기도 합니다.
시술이 끝나고 — 지혈이 남았습니다
많은 분이 스텐트가 들어가면 끝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조영실 입장에서는 지혈이 마지막 관문입니다. 동맥에 낸 구멍이라 압력이 높아서 제대로 눌러주지 않으면 피가 새거나 멍이 크게 듭니다.
- 손목(요골동맥) 접근: 손목에 압박 밴드를 감고 몇 시간에 걸쳐 서서히 압력을 뺍니다. 대개 시술 후 비교적 빨리 앉거나 걸을 수 있습니다.
- 사타구니(대퇴동맥) 접근: 지혈 후 다리를 펴고 누워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몇 시간 동안 굽히지 말라는 안내를 받으실 텐데, 답답해도 이건 꼭 지켜주셔야 합니다. 이 시간에 다리를 굽혀서 출혈이 생기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병실로 올라가시면 수분 섭취를 권합니다. 조영제를 콩팥으로 빨리 내보내기 위해서입니다. 특별한 제한이 없다면 물을 평소보다 넉넉히 드시는 편이 좋습니다.
퇴원 후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스텐트를 넣으셨다면 항혈소판제 복용이 시작됩니다. 이 약을 임의로 끊는 것이 시술 후 가장 위험한 행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치과 치료나 다른 수술 때문에 잠시 멈춰야 하는 상황이 생겨도, 반드시 시술한 심장내과와 먼저 상의하셔야 합니다. 자세한 관리법은 스텐트 시술 후 관리법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조영실에서 제일 마음이 편한 환자분은 겁이 없는 분이 아니라, 과정을 알고 오신 분입니다. 아는 만큼 덜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