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US(혈관내초음파), 조영술만으로는 안 보이는 것을 봅니다
시술 설명을 듣고 오신 분들이 조영실에서 자주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조영술로 이미 봤다면서 왜 또 검사를 해요?" 좋은 질문입니다. 조영술과 IVUS는 같은 혈관을 보지만, 보는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 차이를 알면 왜 한 번 더 하는지 이해가 되실 겁니다.
조영술은 '길의 그림자'만 보여줍니다
관상동맥조영술은 혈관에 조영제를 채우고 X선으로 찍는 검사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실제로 보이는 것은 조영제가 채워진 공간의 실루엣입니다. 물이 흐르는 파이프에 잉크를 부어 그림자를 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길이 좁아진 건 알 수 있지만, 파이프 벽이 얼마나 두꺼워졌는지, 그 안에 뭐가 끼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그림자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 한쪽에서 찍으면 멀쩡해 보이던 곳이 각도를 바꾸면 심하게 좁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조영실에서는 여러 각도로 여러 번 촬영합니다.
IVUS는 혈관 '안'으로 들어갑니다
IVUS(Intravascular Ultrasound, 혈관내초음파)는 아주 작은 초음파 탐촉자가 달린 가느다란 관을 혈관 안쪽으로 직접 밀어 넣어 촬영하는 검사입니다. 산부인과나 복부 초음파는 몸 바깥에서 대고 보지만, IVUS는 혈관 내부에서 사방을 둘러보는 셈입니다.
그러면 화면에 혈관의 단면이 도넛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이때부터 조영술로는 볼 수 없던 것들이 보입니다.
- 혈관 벽의 두께와 상태 — 동맥경화반이 얼마나 두껍게 쌓였는지
- 플라크의 성질 — 부드러운 지방 성분인지, 딱딱한 석회화가 진행됐는지
- 진짜 혈관 지름 — 스텐트 크기를 고르는 데 결정적인 정보입니다
- 병변의 실제 길이 — 스텐트를 얼마나 긴 것으로 쓸지 판단합니다
왜 스텐트를 넣을 때 같이 하나요?
스텐트 시술에서 IVUS가 쓰이는 시점은 보통 두 번입니다.
스텐트를 넣기 전에는 혈관의 실제 굵기와 병변 길이를 재서 스텐트 크기를 결정합니다. 너무 작은 스텐트를 넣으면 벽에 제대로 밀착되지 않고, 너무 큰 것을 넣으면 혈관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석회화가 심하다면 미리 다른 준비를 해야 하는지도 여기서 판단합니다.
스텐트를 넣은 뒤에는 스텐트가 혈관 벽에 빈틈없이 붙었는지, 양쪽 끝이 병변을 충분히 덮었는지, 시술 과정에서 혈관 벽이 찢어진 곳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스텐트가 벽에 덜 붙어 뜬 상태로 남으면 나중에 혈전이 생길 위험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이 확인이 중요합니다.
여러 연구에서 IVUS 같은 혈관내영상을 활용해 스텐트를 시술한 경우가 조영술만으로 한 경우보다 이후 경과가 더 좋았다는 결과가 보고되어,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도 복잡한 병변에서 활용을 권하고 있습니다.
OCT라는 것도 들어보셨을 텐데
비슷한 목적의 검사로 OCT(광간섭단층촬영)가 있습니다. IVUS가 초음파를 쓴다면 OCT는 빛을 씁니다. OCT는 해상도가 더 높아 혈관 안쪽 표면을 아주 선명하게 볼 수 있지만, 빛이 피를 통과하지 못해서 촬영하는 동안 조영제로 피를 밀어내야 합니다. 그래서 조영제 사용량이 늘어납니다. IVUS는 해상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혈관 벽 깊은 쪽까지 보이고 조영제 부담이 적습니다. 어느 쪽을 쓸지는 병변 위치와 환자 상태를 보고 시술의가 정합니다.
아픈가요? 얼마나 걸리나요?
이미 카테터가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관 하나를 더 밀어 넣는 것이라, 따로 마취를 추가하지 않고 통증도 거의 느끼지 못하십니다. 혈관 안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습니다. 한 번 촬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개 몇 분 정도라, 전체 시술 시간이 크게 길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탐촉자가 지나갈 때 일시적으로 혈류가 느려져 가슴이 잠깐 뻐근할 수 있고, 드물게 혈관이 수축하는 반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약을 넣어 조절합니다. 조영실에서는 이런 변화를 모니터로 계속 지켜보고 있으니, 불편하시면 바로 말씀하시면 됩니다.
조영술이 지도라면, IVUS는 그 길을 직접 걸어보는 것입니다. 지도만 보고는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