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혈관성형술(PTA), 막힌 다리 혈관을 다시 뚫는 시술
말초혈관 시술은 심장 시술과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심장은 긴박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은데, 다리 혈관은 길고 끈질긴 싸움일 때가 많습니다. 완전히 막힌 구간을 몇십 분씩 씨름해서 통과시키는 날도 있습니다. 그리고 화면에 혈류가 다시 흐르는 순간, 그 방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다 같이 풀립니다.
PTA는 어떤 시술인가
말초혈관성형술(PTA, Percutaneous Transluminal Angioplasty)은 좁아지거나 막힌 다리 동맥을 카테터로 다시 넓히는 시술입니다. 원리는 심장의 PCI와 같습니다. 다만 다루는 혈관이 훨씬 길고, 구간마다 성격이 달라서 접근 방법이 다양합니다.
주된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증상 개선(걷는 거리를 늘려 일상생활을 회복하는 것)과 다리를 지키는 것(상처가 낫지 않거나 조직이 죽어가는 단계에서 혈류를 되살려 절단을 피하는 것)입니다. 후자를 위한 시술을 하는 날은 조영실 분위기가 특히 진지합니다.
언제 시술을 하나요
간헐적 파행 단계라면 금연·운동요법·약물치료를 먼저 충분히 해봅니다. 그럼에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남을 때 시술을 고려합니다. 반면 안정 시 통증, 낫지 않는 발 상처, 조직 괴사 단계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는 시간을 끌수록 상황이 나빠질 수 있어 적극적으로 혈류를 되살립니다.
다리 혈관에 쓰는 도구들
혈관 위치와 병변 성질에 따라 쓰는 도구가 달라집니다.
- 일반 풍선 — 가장 기본입니다. 좁아진 자리에서 풍선을 부풀려 넓힙니다.
- 약물코팅풍선(DCB) — 풍선 표면에 재협착을 억제하는 약이 발라져 있어, 넓히면서 혈관 벽에 약을 전달합니다. 몸 안에 금속을 남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특히 허벅지 아래 구간에서 많이 활용됩니다.
- 스텐트 — 풍선만으로 벽이 다시 주저앉거나 혈관이 찢어졌을 때 넣습니다. 다리는 걷고 굽히는 움직임이 많아, 그 힘을 견디도록 설계된 유연한 스텐트를 씁니다.
- 죽종절제술 기구 — 딱딱하게 석회화된 병변을 깎아내는 장치입니다.
- 혈전제거·용해 — 갑자기 막힌 급성 병변이면 혈전을 직접 빨아내거나 약을 녹여 넣기도 합니다.
시술 당일 — 실제 과정
1. 접근 — 보통 사타구니 대퇴동맥으로 들어갑니다. 반대편 다리에서 넘어가는 방식, 같은 쪽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방식, 병변에 따라 발목이나 발등 혈관에서 거꾸로 접근하는 방식까지 상황에 맞게 정합니다.
2. 국소마취 — 심장 시술과 마찬가지로 대개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진행합니다. 마취 주사가 잠깐 따끔한 정도입니다.
3. 혈관 지도 확인 — 조영제를 넣어 다리 전체의 혈관 지도를 그립니다. 어느 구간이 얼마나 막혔는지, 우회로가 발달해 있는지, 발까지 이어지는 혈관이 몇 갈래 살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4. 병변 통과 — 여기가 말초혈관 시술의 고비입니다. 완전히 막힌 구간(만성 완전폐색)을 와이어로 통과시켜야 하는데, 혈관 안쪽으로 못 지나가면 벽 사이로 돌아 들어갔다가 병변 너머에서 다시 제자리로 들어오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이 과정이 시술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5. 확장 — 풍선을 부풀립니다. 이때 다리가 뻐근하거나 당기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심장과 달리 다리 혈관 주변에는 신경이 있어서, 풍선을 오래 부풀리고 있으면 통증을 느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참지 마시고 말씀해 주세요. 잠깐 풍선을 빼거나 진통제를 쓸 수 있습니다.
6. 결과 확인 — 다시 조영해서 혈류가 발까지 잘 내려가는지 봅니다. 필요하면 스텐트를 추가합니다.
7. 지혈 — 사타구니 접근이면 다리를 펴고 누워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답답하시겠지만 이 시간을 지키지 않아 출혈이 생기는 경우가 실제로 있으니 꼭 지켜주세요.
시술 후 달라지는 것들
혈류가 회복되면 발이 따뜻해지고, 걷는 거리가 늘어납니다. 다만 바로 다음 날부터 확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산소가 부족했던 근육이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상처가 아무는 데는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리기도 합니다.
드물게 혈류가 갑자기 늘면서 발이 붓고 얼얼한 느낌이 며칠 이어지기도 하는데, 대부분 시간이 지나며 가라앉습니다. 다만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피부색이 변한다면 바로 알려주셔야 합니다.
가장 어려운 부분 — 다시 좁아지는 것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다리 혈관은 심장 혈관보다 재협착이 잘 생기는 편입니다. 혈관이 길고, 걷고 굽히는 움직임에 계속 노출되며, 무릎 아래 혈관은 가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영실에서 같은 분을 몇 년 사이 다시 만나는 일도 있습니다.
재협착을 늦추는 방법은 결국 시술 이후의 관리입니다.
- 금연 — 다시 강조합니다. 흡연을 계속하면 뚫어놓은 혈관이 다시 막힐 위험이 크게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항혈소판제와 스타틴 — 처방된 대로 유지하세요. 임의 중단은 위험합니다.
- 걷기 — 시술 후 상태가 안정되면 걷기가 곧 치료입니다. 걷는 만큼 곁가지 혈관이 발달합니다.
- 혈당·혈압 관리 — 특히 당뇨가 있다면 무릎 아래 혈관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다리 혈관 시술은 걷게 해드리는 일입니다. 그리고 시술 후에 얼마나 걷느냐가, 그 혈관이 얼마나 오래 열려 있을지를 다시 결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