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누출(엔도리크)과 추적 CT, 왜 평생 봐야 하나
TEVAR나 EVAR 시술을 받으신 분들께 제가 가장 힘주어 말씀드리는 것이 있습니다. "CT 날짜 꼭 지키세요." 매번 하는 말이라 잔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이유가 분명합니다. 대동맥 스텐트그라프트에서 생기는 가장 흔한 문제는 아무 느낌 없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내부누출이란
EVAR나 TEVAR의 원리는 부풀어 오른 대동맥 안쪽에 방수천을 씌운 새 관을 깔아, 혈액이 그 안으로만 흐르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바깥쪽 동맥류 주머니는 압력을 받지 않아 더 커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딘가 틈이 생겨 주머니 안으로 혈액이 다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다시 압력을 받게 된 주머니는 커질 수 있고, 그러면 시술 전과 비슷한 위험으로 돌아갑니다. 이 현상을 내부누출(엔도리크)이라고 부릅니다.
어디서 새느냐에 따라 의미가 다릅니다
내부누출은 새는 위치에 따라 유형을 나눕니다. 이름을 외우실 필요는 없지만, 다 같은 무게가 아니라는 것은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 장치의 위아래 이음새에서 새는 경우 — 스텐트그라프트가 정상 혈관에 밀착되지 못해 그 틈으로 혈액이 직접 들어갑니다. 주머니에 곧바로 압력이 걸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처치를 고려합니다
- 가지혈관을 통해 거꾸로 흘러드는 경우 — 원래 동맥류 주머니에 붙어 있던 작은 곁가지 혈관을 통해 피가 역류해 들어오는 형태입니다. 가장 흔하고, 상당수는 저절로 막히거나 주머니 크기가 늘지 않으면 지켜보는 쪽을 택합니다
- 장치 자체의 이음매나 천의 결함으로 새는 경우 — 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 천을 통해 스며드는 경우 — 대개 시간이 지나며 가라앉습니다
- 새는 곳이 보이지 않는데 주머니가 계속 커지는 경우 — 원인을 더 찾아봐야 합니다
중요한 건 새는 것 자체보다 주머니 크기가 어떻게 변하는가입니다. 누출이 보여도 주머니가 줄고 있으면 지켜보고, 누출이 뚜렷하지 않아도 주머니가 커지면 원인을 찾습니다.
장치가 움직이기도 합니다
내부누출 말고도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스텐트그라프트는 강한 혈류를 계속 받기 때문에,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아래로 밀려 내려갈 수 있습니다. 위치가 틀어지면 고정력이 떨어지고 새로운 누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다리 쪽으로 갈라지는 가지가 꺾이거나 막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증상이 나타납니다. 한쪽 다리가 갑자기 차갑고 아프거나, 걸을 때 종아리가 아파 멈추게 되는 파행이 새로 생기면 반드시 알리셔야 합니다.
추적검사는 어떻게 하나
CT 혈관조영이 기본입니다. 조영제를 넣고 시간차를 두어 여러 번 촬영하면, 어느 시점에 어디로 피가 들어가는지까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흐름은 시술 후 초기에 한 번 확인하고, 이후 정해진 간격으로 반복하는 방식입니다.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면 간격이 길어지고, 초음파나 단순 X선 등 부담이 적은 검사를 섞어 쓰기도 합니다. 신장 기능이 걱정되는 분은 조영제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합니다.
구체적인 주기는 병원과 개인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중요한 건 "이제 그만 와도 됩니다"라는 말을 듣기 전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그 말을 듣지 않습니다. 평생 추적이 원칙에 가깝습니다.
처치가 필요하면 어떻게 하나
다행히 대부분은 다시 배를 열지 않습니다. 조영실에서 카테터로 접근해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음새가 뜬 경우 연장 장치를 덧대어 밀착시킵니다
- 곁가지를 통한 역류는 그 혈관을 코일이나 색전물질로 막습니다
- 이런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수술적 교정을 고려합니다
여기서도 일찍 발견할수록 간단하게 끝납니다. 주머니가 이미 많이 커진 뒤에는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스텐트그라프트는 대동맥에 새 길을 깔아준 것이지, 병을 끝낸 것이 아닙니다. 그 길이 제자리에 잘 있는지는 CT만이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