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제와 콩팥, 검사 전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조영제 알레르기 있으세요?" 조영실에서 하루에 수십 번 하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알레르기만큼 중요한데 덜 알려진 것이 있습니다. 콩팥입니다. 조영제는 결국 콩팥을 통해 몸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검사 전에 신장 기능을 확인하는 일이 늘 따라옵니다.
조영제가 하는 일
X선 영상에서 혈관은 원래 보이지 않습니다. 피와 주변 조직의 X선 투과도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X선을 잘 통과시키지 않는 물질을 혈관에 넣어 혈관만 하얗게 도드라지게 만듭니다. 이것이 조영제입니다.
심혈관 검사에 쓰는 조영제는 대부분 요오드 성분입니다. 몸에 흡수되지 않고 콩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대개 하루 이내에 대부분 빠져나갑니다.
콩팥이 걱정되는 이유
콩팥 기능이 좋으면 조영제는 별문제 없이 나갑니다. 그런데 이미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분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조영제를 쓴 뒤 며칠 사이에 신장 수치가 일시적으로 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조영제 관련 신손상이라고 부릅니다.
다행히 대부분은 일시적이고 저절로 회복됩니다. 다만 아래에 해당하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져 있어, 조영실에서 더 신경 써서 준비합니다.
- 이미 만성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 당뇨, 특히 신장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
- 고령이거나 탈수 상태인 경우
- 심부전이 있어 체액 조절이 어려운 경우
- 이뇨제나 일부 소염진통제를 복용 중인 경우
- 짧은 기간에 조영제 검사를 여러 번 받는 경우
검사 전에 확인하는 것들
혈액검사 — 크레아티닌과 사구체여과율(eGFR)로 신장 기능을 봅니다. 응급이 아니라면 대개 미리 확인합니다.
복용 중인 약 — 여기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이 메트포르민 계열 당뇨약입니다. 이 약 자체가 콩팥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조영제로 신장 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면 약이 몸에 쌓일 수 있어, 신장 기능에 따라 검사 전후로 잠시 중단하도록 안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단 여부와 기간은 반드시 안내받은 대로 하시고, 스스로 판단해 끊거나 계속하지 마세요.
알레르기 이력 — 이전에 조영제를 맞고 두드러기, 가려움, 부기, 호흡곤란이 있었다면 반드시 알려주세요. 이력이 있으면 미리 약을 써서 준비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으면 조영제가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오래 퍼져 있는데, 이 연관성은 근거가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도 알레르기 이력 자체는 알려주시는 게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대비 — 수분
조영제 관련 신손상을 줄이는 데 가장 근거가 뚜렷한 방법은 수액을 통한 충분한 수분 공급입니다. 그래서 위험도가 높은 분은 검사 전부터 수액을 맞으시게 됩니다.
검사 후 물을 많이 드시라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조영제를 빨리 소변으로 내보내기 위해서죠. 다만 심부전이 있거나 수분 섭취를 제한받고 계신 분은 예외입니다. 이런 경우 무작정 물을 많이 마시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으니, 반드시 안내받은 범위 안에서 드세요.
검사 중과 후에 나타날 수 있는 느낌
- 온몸이 화끈해지는 느낌 — 조영제가 들어갈 때 흔합니다. 정상 반응이고 곧 사라집니다.
- 소변을 본 것 같은 느낌 — 실제로는 아닙니다. 아랫배가 따뜻해지는 감각인데, 미리 알고 계시면 덜 당황하십니다.
- 입에서 쇠맛 — 일시적입니다.
- 구역감 — 있을 수 있습니다. 심하면 말씀하세요.
반면 두드러기, 눈·입술 주변 부기, 목이 조이는 느낌, 숨쉬기 어려움, 심한 어지럼은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습니다. 검사 중이라면 즉시, 귀가 후라면 지체 없이 알리셔야 합니다.
조영제는 혈관을 보여주기 위해 콩팥에게 잠깐 일을 맡기는 물질입니다. 그 일을 가볍게 해주는 방법은 결국 물과 준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