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동맥질환과는 완전히 다른 병입니다
"다리 혈관이 튀어나왔는데 혈관이 막힌 건가요?" 조영실 상담에서 정말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보이는 혈관 문제와 위험한 혈관 문제는 대개 다른 혈관에서 생깁니다. 눈에 보이는 건 정맥이고, 다리를 잃게 만드는 건 동맥입니다. 이 둘을 구분해 두면 불필요한 걱정도, 놓치는 위험도 줄어듭니다.
동맥과 정맥은 하는 일이 반대입니다
동맥은 심장이 밀어낸 피를 다리로 내려보내는 길입니다. 심장의 압력으로 흐르니 힘이 셉니다. 여기가 막히면 다리에 산소가 안 갑니다.
정맥은 다리에서 심장으로 피를 올려보내는 길입니다.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심장의 밀어주는 힘이 여기까지는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두 가지 장치에 의존합니다.
- 종아리 근육 펌프 — 걸을 때 근육이 수축하며 정맥을 짜서 피를 위로 밀어 올립니다
- 판막 — 정맥 안에 일정 간격으로 있는 한쪽 방향 문입니다. 올라간 피가 다시 내려오지 못하게 막습니다
하지정맥류가 생기는 원리
이 판막이 고장 나면 어떻게 될까요. 올라갔던 피가 다시 아래로 역류합니다. 아래쪽 정맥에 피가 고이고, 압력이 올라가고, 혈관이 늘어나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옵니다. 그러면 그 아래 판막에도 부담이 가서 연쇄적으로 망가집니다.
위험요인으로는 가족력,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 임신, 비만, 나이, 여성이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가족력의 영향이 큰 편입니다.
증상이 정반대라는 게 핵심입니다
제가 이 글에서 가장 알려드리고 싶은 부분입니다. 같은 다리 증상인데 방향이 반대입니다.
| 정맥 문제(정맥류) | 동맥 문제(말초동맥질환) | |
|---|---|---|
| 언제 심한가 | 오래 서 있을 때, 저녁에 | 걸을 때, 일정 거리마다 |
| 어떻게 편해지나 | 다리를 올리면 편함 | 다리를 내리면 편함 |
| 느낌 | 무겁고 뻐근함, 부종, 밤에 쥐 | 쥐어짜듯 아픔, 쉬면 가라앉음 |
| 발 온도 | 대개 정상 | 차가움 |
| 상처 위치 | 안쪽 복사뼈 주변, 얕고 진물 | 발가락 끝·뒤꿈치, 깊고 마름 |
특히 다리를 올렸을 때 편한가, 내렸을 때 편한가가 실용적인 구분점입니다. 밤에 다리가 아파서 침대 밖으로 내려뜨려야 편하다면 정맥이 아니라 동맥 쪽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확인과 치료
진단의 핵심은 정맥 도플러 초음파입니다. 서 있는 자세에서 혈류 방향을 보고, 역류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잽니다. 어느 정맥의 어느 구간이 문제인지까지 확인합니다.
보존적 관리가 먼저입니다.
- 압박스타킹 — 가장 기본입니다. 아래쪽을 더 세게 조여 피를 위로 밀어 올립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리가 붓기 전에 신는 것이 요령입니다
- 다리 올리기 — 심장보다 높게, 하루 몇 번
- 걷기 — 종아리 근육 펌프를 쓰는 것이 곧 치료입니다
- 오래 서 있어야 한다면 발목을 자주 움직이고 자세를 바꾸세요
- 체중 관리
시술은 증상이 심하거나 피부 변화·궤양이 생겼을 때 고려합니다. 요즘은 절개 없이 카테터로 혈관 안에서 열이나 접착제를 이용해 문제 정맥을 막는 방법이 널리 쓰입니다. 막힌 정맥의 피는 다른 정맥으로 우회합니다.
한 가지 더. 종아리가 한쪽만 갑자기 붓고 아프며 뜨겁고 딱딱해진다면, 정맥류가 아니라 심부정맥혈전증일 수 있습니다. 이건 성격이 다른 응급 상황입니다.
다리에 보이는 혈관은 대개 급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혈관이 급합니다. 눈에 띄는 쪽만 걱정하다 정작 중요한 걸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