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신, 언제 단순한 어지럼이고 언제 심장 문제인가
실신은 흔합니다. 살면서 한 번쯤 겪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심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중 일부는 심장이 잠깐 멈췄다는 신호입니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실신 진료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신이란 무엇인가
의학적으로 실신은 뇌로 가는 혈류가 잠깐 줄어들어 의식을 잃었다가, 저절로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말합니다. 세 가지 조건이 다 맞아야 실신입니다. 갑자기 시작하고, 짧게 지속되고, 저절로 완전히 돌아옵니다.
그래서 다음은 실신이 아닙니다. 머리를 부딪혀 의식을 잃은 것, 저혈당으로 늘어진 것, 경련 후 한참 헤매는 것, 어지럽기만 하고 의식은 있었던 것.
1. 미주신경성 실신 — 가장 흔하고 대체로 양호
전체 실신의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특정 자극에 몸이 과하게 반응해 혈압과 맥박이 동시에 떨어지면서 생깁니다.
알아보기 쉬운 특징이 있습니다.
- 상황이 있습니다 — 오래 서 있을 때, 더운 곳이나 사람 많은 곳, 채혈이나 주사, 심한 통증, 화장실에서 힘줄 때, 기침을 심하게 한 뒤
- 전조증상이 있습니다 — 쓰러지기 전에 속이 메스껍고, 식은땀이 나고,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고, 귀가 먹먹해집니다. 보통 수십 초 정도의 여유가 있습니다
- 누우면 빨리 회복됩니다
- 깨어난 뒤 한동안 기운이 없고 창백합니다
이 유형은 대체로 예후가 좋습니다. 대응법도 명확합니다. 전조증상이 오면 즉시 앉거나 누우세요. 다리를 들어 올리면 더 좋습니다. 버티려고 하다가 넘어져 다치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평소에는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오래 서 있어야 한다면 다리 근육을 자주 움직이세요.
2. 기립성 저혈압 — 일어설 때
누웠다 일어나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혈압이 떨어져 생깁니다. 고령, 탈수, 그리고 약이 흔한 원인입니다. 혈압약, 전립선약, 이뇨제, 일부 우울증약이 관련됩니다.
대응은 천천히 일어나는 것입니다. 침대에서 바로 일어서지 마시고, 앉아서 잠깐 있다가 서세요. 약을 새로 시작하거나 용량을 바꾼 뒤에 생겼다면 반드시 알리세요. 약 조정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심장성 실신 — 반드시 찾아내야 하는 유형
여기가 핵심입니다. 심장이 원인인 실신은 다음번이 위험할 수 있어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원인은 크게 둘입니다.
- 부정맥 — 심장이 너무 느려지거나 잠깐 멈추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빨라져 피를 못 내보내는 경우
- 구조적 문제 — 대동맥판막협착증, 비후성심근증, 폐색전증 등 피가 나가는 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
병원에서 확인하는 것들
실신 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검사가 아니라 이야기입니다. 언제, 무엇을 하다가, 어떤 느낌이 먼저 있었고, 얼마나 지속됐고, 깨어난 뒤 어땠는지. 그래서 목격자의 증언이 매우 중요합니다. 함께 있던 분이 계시면 같이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 심전도 — 기본입니다. 부정맥의 흔적이나 위험 소견을 봅니다
- 기립혈압 측정 — 누웠다 일어설 때 혈압 변화를 봅니다
- 심장 초음파 — 판막이나 심장 근육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
- 홀터·이벤트 기록기 — 실신 순간의 리듬을 잡기 위해
- 삽입형 루프 기록기 — 드물게 반복되는데 원인을 못 찾을 때
- 기립경사검사 — 미주신경성 실신이 의심될 때
- 전기생리학검사 — 부정맥이 강하게 의심될 때
운전과 일상
실신은 그 자체보다 쓰러지면서 생기는 사고가 더 위험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운전 중이었다면 큰일이 됩니다.
원인이 밝혀지고 조절되기 전까지는 운전, 사다리·높은 곳 작업, 수영, 기계 조작을 피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언제부터 다시 해도 되는지는 원인과 치료 경과에 따라 다르니 담당 의료진에게 꼭 확인하세요.
실신의 90%는 놀랄 일이 아니고, 10%는 놓치면 안 되는 일입니다. 그 10%를 가르는 것은 대개 "무엇을 하다가 쓰러졌는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