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한 번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 기외수축
"심장이 한 번 쿵 하고 내려앉아요." "한 박자 건너뛰는 느낌이 나요." "가슴에서 물고기가 튀는 것 같아요." 표현은 다양하지만 진료실에서 정말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이건 조기수축이라는 현상입니다. 이름은 낯설지만 아주 흔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가
정상적으로는 심장의 발전기(동결절)가 일정한 박자로 신호를 보냅니다. 그런데 가끔 다른 곳에서 예정보다 일찍 신호가 튀어나올 때가 있습니다. 이것이 조기수축입니다. 신호가 심방에서 나오면 심방조기수축(PAC), 심실에서 나오면 심실조기수축(PVC)입니다.
재미있는 건 실제로 느끼는 감각이 어디서 오느냐입니다. 대부분 조기수축 자체를 느끼는 게 아닙니다.
- 일찍 나온 박동은 심실이 덜 채워진 상태에서 수축하므로 약합니다. 그래서 이 박동은 잘 안 느껴집니다 — "건너뛴 것 같은" 느낌
- 그다음 정상 박동까지 평소보다 긴 쉬는 시간이 생깁니다. 그동안 심실에 피가 넉넉히 찹니다
- 그래서 다음 박동이 평소보다 세게 뜁니다 — 이게 "쿵" 하는 느낌입니다
즉, 느끼시는 "쿵"은 이상한 박동이 아니라 그 뒤에 오는 정상 박동입니다.
얼마나 흔한가
매우 흔합니다. 하루 종일 홀터검사를 해보면 건강한 사람의 상당수에서도 조기수축이 몇 개씩 발견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흔해집니다.
대부분은 심장에 아무 구조적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나타나고, 이런 경우 예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괜찮습니다, 지켜보시죠"라는 말을 듣게 되는 이유입니다.
유발 요인 — 줄일 수 있는 것들
- 카페인 — 커피, 에너지드링크, 진한 차. 개인차가 큽니다
- 술 — 특히 과음 다음 날 심해지는 분이 많습니다
- 수면 부족과 피로
- 스트레스와 불안 — 그리고 두근거림이 다시 불안을 키우는 악순환
- 흡연
- 탈수, 전해질 이상 — 특히 칼륨·마그네슘이 낮을 때
- 일부 감기약·다이어트 보조제 — 각성 성분이 든 것들
- 갑상선기능항진증, 빈혈 — 이건 확인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2주 정도 커피를 끊거나 줄여보고 변화가 있는지 관찰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럼에도 확인이 필요한 경우
대부분 괜찮다고 말씀드렸지만, 확인해 봐야 하는 경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 기절하거나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동반될 때 — 가장 중요한 신호입니다
- 가슴 통증이나 심한 호흡곤란이 함께 올 때
- 운동 중에 심해질 때 — 보통은 운동하면 심박수가 올라가며 조기수축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운동 중에 늘어난다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 이미 심장병이 있는 경우 — 심근경색 병력, 심부전, 심근증
- 가족 중에 젊은 나이에 갑자기 사망한 분이 있는 경우
- 개수가 아주 많을 때 — 하루 전체 박동의 상당 비율(흔히 10% 이상이 언급됩니다)을 차지하면, 오래 지속될 경우 심장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관리 대상이 됩니다
- 연달아 여러 개가 나올 때 — 홀터에서 확인됩니다
어떤 검사를 하나
- 심전도 — 조기수축의 모양을 봅니다. 심실 어느 부위에서 시작됐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 홀터 — 하루에 몇 개인지, 전체의 몇 퍼센트인지, 연달아 나오는지 셉니다. 가장 중요한 검사입니다
- 심장 초음파 — 심장 구조와 기능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합니다. 심장초음파 결과가 정상이면 크게 안심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 혈액검사 — 갑상선 기능, 전해질, 빈혈
- 운동부하검사 — 운동 중 변화를 봅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
구조적 심장병이 없고 증상도 견딜 만하면 치료하지 않는 것이 표준입니다. 유발 요인을 줄이고 지켜봅니다. "치료를 안 한다"는 것이 방치가 아니라 근거에 따른 선택이라는 점을 이해하시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증상이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면 베타차단제 같은 약을 써볼 수 있습니다. 개수가 아주 많아 심장 기능이 떨어졌거나 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고주파절제술로 시작점을 찾아 차단하기도 합니다.
심장이 한 번 쿵 하는 것은 대부분 심장이 잘못된 신호가 아니라, 잠깐 쉬었다가 힘차게 뛴 신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