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부정맥 · EP › 발작성 상심실성빈맥

발작성 상심실성빈맥, 갑자기 시작하고 갑자기 멈추는 두근거림

튼튼혈관연구소 · 17년차 심혈관조영실 방사선사 · 2026.07.14

부정맥 중에 유난히 설명이 명쾌한 것이 있습니다. 발작성 상심실성빈맥(PSVT)입니다. 원인이 분명하고, 시술로 사실상 해결되는 경우가 많은 부정맥이거든요. 조영실에서 고주파절제술을 마치고 "이제 안 그럴 겁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상황입니다.

증상이 아주 특징적입니다

이 부정맥은 이야기만 들어도 짐작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동 중이 아니라 가만히 있을 때 갑자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놀라서 응급실에 가면 그새 멈춰서 정상으로 나오는 일이 흔합니다.

왜 생기나 — 회로가 도는 것

정상 심장은 신호가 한 방향으로 흐르고 끝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심장 안에 고리 모양의 회로가 만들어질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흔한 두 가지는 이렇습니다.

1. 방실결절 회귀성 빈맥(AVNRT) — 심방과 심실 사이의 관문인 방실결절 부위에 속도가 다른 두 갈래 길이 있는 경우입니다. 평소에는 문제없다가, 특정 타이밍에 조기수축이 하나 끼어들면 신호가 한쪽 길로 내려갔다가 다른 길로 되올라오면서 뱅글뱅글 도는 회로가 만들어집니다. 한 바퀴 돌 때마다 심실이 한 번 뛰니, 아주 빠른 맥박이 됩니다.

2. 방실회귀성 빈맥(AVRT) — 심방과 심실 사이에 있어서는 안 될 지름길이 선천적으로 있는 경우입니다. 이 지름길이 심전도에 흔적을 남기면 WPW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정상 통로와 지름길이 고리를 만들어 신호가 순환합니다.

선천적인 구조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즉, 태어날 때부터 그 길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처음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여성에게 조금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장 자체는 건강한데 배선이 하나 더 있는 셈이라, 구조적 심장병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점이 다른 부정맥과 크게 다릅니다.

발작이 왔을 때 — 미주신경 자극법

이 부정맥은 회로가 방실결절을 거치는 경우가 많아, 방실결절의 전도를 잠깐 늦추면 회로가 끊어지면서 멈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미주신경을 자극하는 방법을 씁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습니다. 목을 문지르는 경동맥동 마사지는 스스로 하지 마세요. 의료진이 조건을 확인한 뒤 시행하는 방법이며, 목에 동맥경화반이 있는 경우 조각이 떨어져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안구를 누르는 방법도 권장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미주신경 자극법을 시도해도 멈추지 않거나, 가슴이 아프거나, 숨이 차거나, 정신이 아득해지면 즉시 119를 부르세요. 특히 처음 겪는 발작이라면 반드시 병원에서 심전도를 찍어 확인해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어떻게 하나

응급실에서는 정맥으로 약을 넣어 회로를 끊습니다. 아데노신이라는 약이 흔히 쓰이는데, 작용 시간이 아주 짧습니다. 이 약이 들어가면 몇 초간 가슴이 확 답답하고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어 미리 설명을 드립니다. 곧 사라집니다. 상태가 불안정하면 전기 충격으로 리듬을 되돌리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그 순간의 심전도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두근거리는 동안 찍은 심전도가 있으면 진단이 훨씬 쉬워집니다. 그래서 증상이 있을 때 병원에 가시는 것이 좋고, 자주 놓친다면 이벤트 기록기를 씁니다.

근본적인 해결 — 고주파절제술

여기가 이 부정맥의 좋은 소식입니다. 회로가 명확하기 때문에, 전기생리학검사로 그 회로를 찾아내 한 지점을 차단하면 회로 자체가 성립하지 않게 됩니다.

이 부정맥에 대한 절제술은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성공하면 평생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정맥 치료 중에 '완치'라는 표현에 가장 가까운 영역입니다.

시술을 언제 하느냐는 발작 빈도와 증상 정도,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일 년에 한두 번 가볍게 지나가면 약이나 미주신경 자극법으로 대처하기도 하고, 자주 반복되거나 실신을 동반하면 적극적으로 시술을 권합니다. WPW증후군에서 특정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도 시술을 권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부정맥은 관리하는 병입니다. 이 부정맥은 드물게도, 끊어낼 수 있는 병입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교육 목적의 콘텐츠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빠른 두근거림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며, 심전도 없이 자가 진단할 수 없습니다. 미주신경 자극법은 진단이 확인되고 의료진의 안내를 받은 경우에만 시도하시고, 경동맥동 마사지나 안구 압박은 절대 스스로 하지 마세요. 처음 겪는 빠른 두근거림은 반드시 병원에서 확인받으세요. 두근거림과 함께 가슴 통증, 심한 호흡곤란, 실신이나 실신할 것 같은 느낌,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 즉시 119에 연락하세요. 처방받은 약을 임의로 중단하지 마세요.
참고: 대한부정맥학회 · 대한심장학회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미국심장협회(AHA)/미국심장학회(ACC)/미국부정맥학회(HRS) 상심실성빈맥 가이드라인 · 유럽심장학회(ESC) 상심실성빈맥 진료지침

절제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면

부정맥의 원인을 찾아 끊어내는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EP검사·고주파절제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