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MI와 NSTEMI, 심근경색의 두 얼굴
조영실 전화가 울리는 방식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지금 바로 내려갑니다"고, 다른 하나는 "내일 오전에 잡을게요"입니다. 둘 다 심근경색인데 왜 다를까요. 심전도에서 ST분절이라는 한 부분이 올라갔는지 아닌지가 그 차이를 만듭니다.
심근경색이란 무엇인가
관상동맥 안쪽에 쌓여 있던 동맥경화반이 터지면, 우리 몸은 그걸 상처로 인식하고 피를 굳혀 막으려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혈전이 혈관을 막아버리면 그 아래 심장 근육으로 피가 가지 않게 됩니다. 산소가 끊긴 심장 근육은 시간이 지날수록 죽어갑니다. 이것이 심근경색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시간이 지날수록"입니다. 한 번 죽은 심장 근육은 되살아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심근경색 치료는 실력 싸움이기 이전에 시간 싸움입니다.
ST분절이 뭔가요
심전도는 심장의 전기 활동을 선으로 그린 그래프입니다. 한 박동마다 정해진 모양의 파형이 나오는데, 그중 심실이 수축하고 다시 준비 상태로 돌아가는 사이의 평평한 구간을 ST분절이라고 부릅니다. 자세한 심전도 읽는 법은 심전도 기초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혈관이 완전히 막혀서 심장 벽 전체 두께가 손상을 받으면, 이 ST분절이 기준선 위로 솟아오릅니다. 반대로 혈관이 부분적으로 막혀 벽의 안쪽 층만 손상되면 ST분절이 올라가지 않거나 오히려 내려갑니다.
STEMI — 완전히 막혔다, 지금 뚫어야 한다
STEMI(ST분절 상승 심근경색)는 혈관이 완전히 막힌 상태입니다. 심장 근육이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가고 있다는 뜻이라, 치료 원칙이 단순명료합니다. 가능한 한 빨리 막힌 혈관을 여는 것.
이 경우 응급실 도착에서 혈관을 여는 순간까지의 시간을 분 단위로 관리합니다. 병원마다 코드가 울리고, 심장내과·응급실·조영실이 동시에 움직입니다. 제가 근무하면서 가장 긴박하게 뛰는 순간이 이때입니다. 환자분이 응급실 문을 들어서는 동시에 조영실 준비가 시작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기서 시행하는 시술이 응급 관상동맥중재술(Primary PCI)입니다. 막힌 자리를 뚫고 혈류를 되살립니다.
NSTEMI — 부분적으로 막혔다, 하지만 안심할 일은 아니다
NSTEMI(비ST분절 상승 심근경색)는 혈관이 부분적으로 막혔거나, 완전히 막혔더라도 곁가지 혈관이 어느 정도 피를 대주고 있는 상태입니다. 심장 근육 손상은 이미 시작됐지만(그래서 혈액검사에서 심근 효소가 올라갑니다), STEMI만큼 급박하게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치료 순서가 다릅니다. 우선 약물로 혈전이 더 커지지 않게 안정시키고, 위험도를 평가한 뒤 대개 하루 이틀 안에 조영술과 시술을 시행합니다. 다만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NSTEMI라도 몇 시간 안에 조영실로 내려오십니다.
여기서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STEMI보다 가벼운 병"이 아닙니다. NSTEMI는 상대적으로 고령이고 여러 혈관에 병이 있는 분에게 많아, 장기적으로는 결과가 비슷하거나 더 나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급하지 않다는 것이지 가볍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떻게 구분하나요 — 세 가지를 봅니다
- 심전도 — 응급실 도착 후 대개 10분 안에 찍습니다. ST분절 상승 여부를 여기서 확인합니다.
- 심근효소(트로포닌) — 심장 근육이 손상되면 혈액으로 흘러나오는 물질입니다. 시간 간격을 두고 두 번 이상 재서 변화를 봅니다. 이 수치가 올라가면 심근경색, 정상이면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구분합니다.
- 증상 — 통증의 양상과 지속 시간, 동반 증상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할 수 있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119를 부르는 것입니다. 자가용으로 가시면 안 되는 이유가 분명합니다. 구급차 안에서는 심전도를 찍어 병원에 미리 보낼 수 있고, 가는 도중 심장이 멈춰도 대응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의 상당수가 병원 도착 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19가 오는 동안에는 편한 자세로 안정을 취하시고, 꽉 끼는 옷을 풀어주세요. 평소 니트로글리세린을 처방받아 갖고 계시다면 안내받은 방법대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아스피린 복용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 119 상담원의 안내를 따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심근경색에서 가장 비싼 시간은 조영실 안이 아니라, 집에서 "조금만 더 지켜보자"고 앉아 있는 그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