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D(삽입형 제세동기), 심장이 멈추려 할 때 대신 지켜보는 장치
페이스메이커가 느려진 심장에 박자를 넣어주는 장치라면, ICD는 성격이 다릅니다. 평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다가, 심장이 위험한 리듬으로 빠지는 순간 전기충격을 줘서 되돌립니다. 몸 안에 자동 제세동기를 넣어두는 셈입니다.
왜 이런 장치가 필요한가
심장이 갑자기 멈추는 심정지의 상당수는 심장이 아예 안 뛰어서가 아니라, 심실이 제멋대로 떨기만 하고 피를 못 내보내는 리듬(심실세동)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리듬은 몇 분 안에 전기충격으로 되돌리지 못하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공공장소에 자동제세동기(AED)를 두는 것이고, 위험이 높은 분에게는 몸 안에 넣어두는 것입니다. 밖에 있는 제세동기는 누군가 달려와 붙여줘야 하지만, ICD는 몇 초 안에 스스로 판단하고 작동합니다.
페이스메이커와 무엇이 다른가
- 페이스메이커 — 심장이 너무 느릴 때 약한 자극으로 박자를 넣습니다.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 ICD — 심장이 위험하게 빠를 때 강한 충격으로 리듬을 끊습니다. 충격은 확실히 느껴집니다
다만 요즘 ICD는 페이스메이커 기능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느려지면 박자를 넣고, 위험해지면 충격을 주는 두 가지 일을 다 합니다. 겉모양과 삽입 과정은 페이스메이커와 거의 같고, 본체가 조금 더 큽니다.
누구에게 필요한가
크게 두 갈래로 나눕니다.
2차 예방 — 이미 위험한 부정맥이나 심정지를 겪고 살아나신 분. 되돌릴 수 있는 일시적 원인이 아니었다면, 다음번을 대비해 삽입을 고려합니다.
1차 예방 — 아직 겪지는 않았지만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으로 심장의 펌프 기능이 많이 떨어진 심부전 환자가 여기 해당합니다. 심근경색 후 심장 근육이 손상되어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 유전성 부정맥 질환이 있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1차 예방은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아직 아무 일도 없었는데 왜 넣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당연히 나옵니다. 심장 초음파로 잰 기능 수치, 약물치료를 충분히 한 뒤의 상태, 기대여명과 삶의 질까지 함께 고려해 결정합니다.
충격이 올 때 — 미리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가장 많이 걱정하시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충격이 작동하면 가슴을 세게 걷어차인 것 같다고 표현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순간적이고, 아프고, 놀랍습니다.
다만 그 전에 ICD가 먼저 시도하는 것이 있습니다. 위험한 빠른 리듬이 감지되면 충격 없이 빠른 자극으로 리듬을 끊어보는 기능(항빈맥조율)을 먼저 씁니다. 이건 대개 느껴지지 않거나 잠깐 두근거리는 정도로 지나갑니다. 이 방법이 안 통할 때만 충격이 나갑니다.
충격이 온 뒤 어떻게 해야 하나요?
- 한 번 오고 곧바로 괜찮아졌다면 — 응급은 아니지만, 그날 중으로 병원에 연락해 기록을 확인받으세요
- 충격 후에도 어지럽거나 가슴이 아프거나 의식이 흐리다면 — 즉시 119
- 짧은 시간에 여러 번 충격이 왔다면 — 즉시 119. 이건 응급 상황으로 봅니다
- 옆에 있던 사람이 충격 순간 환자를 만지고 있었다면 — 따끔한 느낌이 있을 수 있지만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부적절 충격 — 필요 없는데 작동하는 경우
기계가 판단하는 것이라, 가끔 위험하지 않은 상황을 위험하다고 잘못 읽는 경우가 있습니다. 빠른 심방세동이나 격한 운동으로 심박수가 올라갔을 때, 전극선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기기 설정을 조정하거나 약을 추가해 조절합니다. 그러니 충격이 왔을 때는 반드시 기록을 확인받으세요. 그 데이터가 조정의 근거가 됩니다.
일상생활
- 휴대폰 — 반대쪽 귀로 통화하고, 기기 쪽 주머니에 넣지 마세요
- MRI — 조건부 안전 기기가 늘고 있지만, 반드시 기기 종류를 확인받고 사전 설정이 필요합니다. 검사 전에 꼭 알리세요
- 전기소작기를 쓰는 수술·치과 치료 — 미리 알리세요
- 강한 자기장, 아크 용접, 발전 설비 — 상의가 필요합니다
- 공항 검색대 — 기기 인식카드를 보여주고 안내를 따르세요
- 운전 — 이건 중요합니다. 충격을 받은 뒤에는 일정 기간 운전을 제한하는 권고가 있습니다. 언제부터 가능한지 반드시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하세요
- 운동 — 가능하지만 종류와 강도를 상의하세요. 격렬한 접촉 운동은 기기와 전극선에 무리가 될 수 있습니다
가족이 함께 알아둘 것
ICD가 있어도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상황은 생길 수 있습니다. 환자가 반응이 없고 정상 호흡이 없으면, ICD가 있든 없든 즉시 119에 신고하고 가슴압박을 시작하세요. 압박 중 충격이 나가도 시행자에게 위험하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가족이 알고 계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ICD는 평소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장치입니다. 평생 한 번도 작동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