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동반질환 › 갑상선과 심장
두근거림의 범인이 심장이 아닐 때 — 갑상선
두근거림으로 심장 검사를 여러 번 받았는데 전부 정상이라는 분들이 있습니다. 홀터검사도 했고 초음파도 했는데 답이 없습니다. 이럴 때 확인해 봐야 하는 것 중 하나가 갑상선입니다. 심장을 조종하는 스위치 중 하나가 목에 있기 때문입니다.
갑상선호르몬은 심장의 속도 조절기입니다
갑상선호르몬은 몸 전체의 대사 속도를 정합니다. 심장도 여기서 예외가 아닙니다. 이 호르몬은 심장 근육과 전도계에 직접 작용해서 이런 일을 합니다.
- 심박수를 올립니다
- 심장 수축력을 강하게 만듭니다
- 혈관의 저항을 낮춰 순환하는 혈액량을 늘립니다
- 전기 신호가 만들어지는 자리를 자극해 부정맥이 생기기 쉬운 환경을 만듭니다
그래서 이 호르몬이 많으면 심장이 필요 이상으로 달리고, 적으면 지나치게 느려집니다.
호르몬이 많을 때 — 갑상선기능항진
몸 전체가 가속 페달을 밟은 상태가 됩니다.
- 가만히 있어도 맥박이 빠릅니다. 분당 100회 이상이 지속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 두근거림이 쉴 때도, 특히 밤에 누웠을 때 느껴집니다.
- 심방세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고령에서는 갑상선 이상이 심방세동의 숨은 원인인 경우가 있어, 심방세동이 새로 발견되면 갑상선 검사를 함께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체중이 줄고, 더위를 못 참고, 땀이 많아지고, 손이 떨리고, 잠이 안 옵니다.
- 심한 경우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고, 협심증이 있던 분은 증상이 악화됩니다.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갑상선이 원인인 심방세동은 갑상선을 치료하면 리듬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인을 찾지 못하고 부정맥 약만 쓰면 잘 잡히지 않습니다.
불안장애로 오해받는 경우. 두근거림, 손 떨림, 불면, 초조함, 땀 — 갑상선기능항진의 증상 목록은 공황장애·불안장애와 거의 겹칩니다. 그래서 정신과 치료를 먼저 받다가 뒤늦게 진단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감별은 어렵지 않습니다. 피검사 한 번이면 됩니다. 두근거림이 반복된다면 이 검사를 받았는지 확인해 보세요.
호르몬이 적을 때 — 갑상선기능저하
반대 방향의 문제가 생깁니다.
- 맥박이 느려집니다. 서맥으로 어지럽거나 쉽게 지칩니다.
- LDL 콜레스테롤이 올라갑니다. 이게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갑상선기능저하는 이차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의 대표적 원인입니다. 갑상선을 치료하면 콜레스테롤이 함께 내려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 얼굴과 손발이 붓고, 추위를 못 참고, 체중이 늘고, 변비가 생기고, 기운이 없습니다.
- 심낭에 물이 차거나 심장 수축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 근육통과 근육 효소(CK) 상승이 생겨, 스타틴 부작용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LDL이 높게 나왔을 때 무작정 스타틴을 시작하기 전에, 갑상선기능을 한 번 확인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확인해야 할 검사
기본은 TSH입니다. 이 한 항목이 가장 민감하게 변화를 잡아냅니다. 필요하면 유리 T4를 함께 봅니다. 일반 건강검진에 늘 포함되지는 않으므로, 두근거림이나 설명되지 않는 피로·체중 변화가 있으면 요청해 보세요.
서로 얽히는 상황들
- 부정맥약과의 관계 — 부정맥에 쓰는 아미오다론은 요오드를 많이 함유해 갑상선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항진으로도, 저하로도 갈 수 있어 이 약을 복용 중이면 갑상선 기능을 정기적으로 추적합니다.
- CT 조영제도 요오드를 포함하므로, 갑상선 질환이 있으면 검사 전에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 갑상선호르몬제 용량 — 과다 복용하면 심방세동과 골손실 위험이 올라갑니다. 피곤하다고 임의로 늘리지 마세요.
- 협심증이 있는 분이 갑상선호르몬제를 시작할 때는 낮은 용량부터 천천히 올립니다. 심장의 산소 요구가 갑자기 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두근거림이 있는데 심장 검사가 계속 정상이라면, 순서대로 이런 것들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갑상선기능(TSH), 빈혈, 전해질, 카페인·에너지드링크·감기약 섭취, 수면 상태, 그리고 홀터검사에서 증상이 있던 시각의 기록. 원인이 심장 밖에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심장은 명령을 따르는 장기입니다. 심장이 이상하게 뛴다면, 명령을 보내는 쪽을 확인해 보는 것이 순서일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교육 목적의 콘텐츠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갑상선기능 검사 결과의 해석과 호르몬제·항갑상선제의 용량 조절은 반드시 의료진의 판단이 필요하며, 임의로 조절하면 심장에 위험을 줄 수 있습니다. 맥박이 매우 빠르거나 느린 상태에서 가슴 통증·실신·심한 호흡곤란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연락하세요.
참고: 대한갑상선학회 진료지침 · 대한심장학회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미국갑상선학회(ATA) 갑상선기능이상 관리 지침 · 유럽심장학회(ESC) 심방세동 진료지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