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관리해도 안 내려가는 이유
조영실에서 30대, 40대 초반 환자를 만나면 거의 반사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와 가족력입니다. 그 나이에 관상동맥이 여러 곳 좁아지는 데는 이유가 있고, 상당수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입니다. 드문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흔한데 진단이 안 되고 있는 병입니다.
LDL을 치우는 문이 고장난 상태
간에는 혈액 속 LDL을 붙잡아 끌어들이는 LDL 수용체가 있습니다. 이 수용체가 혈액에서 LDL을 꾸준히 제거해 주기 때문에 수치가 유지됩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이 수용체나 관련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 변이가 생긴 상태입니다. 치우는 문이 적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LDL이 혈액에 계속 남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병의 핵심은 수치 자체보다 노출 시간입니다. 일반적으로 중년에 LDL이 오르는 사람과 달리, 이분들은 태어나서부터 수십 년간 높은 LDL에 혈관이 잠겨 있었습니다. 그 누적이 40대 심근경색을 만듭니다.
의심해야 하는 조건
다음 중 해당하는 것이 있으면 이 질환을 한 번 검토해 볼 만합니다.
- 치료 전 LDL이 190 mg/dL 이상 (성인 기준)
- 소아·청소년에서 LDL이 155 mg/dL 이상
- 부모·형제·자녀 중 LDL이 매우 높은 사람이 있다
- 가족 중 남성 55세, 여성 65세 이전에 심근경색·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한 사람이 있다
- 식단과 운동, 체중 관리를 제대로 하는데도 수치가 거의 내려가지 않는다
가족을 찾아내는 것이 치료의 절반입니다
이 병은 대개 우성으로 전달됩니다. 즉 부모 중 한 명이 가지고 있으면 자녀가 물려받을 확률이 약 50%입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진단되면, 거기서 끝내지 않고 가족을 차례로 확인하는 것(연쇄 선별검사)이 국제적으로 권고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형제·자녀·부모가 지질검사를 한 번 받는 것입니다. 특별한 검사가 아니라 일반 채혈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진단되지 않은 가족은 아무 증상 없이 혈관이 진행되고 있고, 그 첫 증상이 심근경색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미리 알고 일찍 치료를 시작하면, 심혈관 사건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치료 — 목표가 다릅니다
일반적인 고콜레스테롤과 접근이 다릅니다. 생활습관 교정은 기본으로 하되, 그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시작합니다.
- 고강도 스타틴을 치료의 기본으로 씁니다. 진단되면 비교적 이른 시점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목표에 도달하지 않으면 에제티미브를 추가합니다.
- 그래도 부족하면 PCSK9 억제제 같은 주사 치료를 고려합니다. LDL 수용체가 더 오래 일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이 질환에서 효과가 큰 편입니다.
- 매우 심한 형태(양쪽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경우)에서는 지질 성분을 직접 걸러내는 시술(LDL 성분채집)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소아기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있어, 가족 중 아이가 해당되면 소아 전문 진료 상담을 권합니다.
목표 LDL은 이미 심혈관질환이 있는지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체로 일반 기준보다 낮게 잡습니다.
이 진단이 주는 위로
조영실에서 이 진단을 처음 듣는 분들의 반응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낙담, 다른 하나는 안도입니다. 안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동안 "관리를 안 해서 이렇게 됐다"는 자책과 주변의 오해를 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병은 게을러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출발선이 다른 것입니다. 그리고 다행히 치료 수단이 분명하고 효과도 좋습니다. 일찍 알고 꾸준히 치료한 분들은 조영실에 오지 않습니다. 저희가 만나는 분들은 대개 모르고 지낸 분들입니다.
이 병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약보다 먼저 시작됩니다. 가족에게 전화해 "피검사 한 번 받아봐"라고 말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