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쓰러졌을 때 — 가슴 압박과 자동심장충격기
조영실에서 살아난 환자분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쓰러진 자리에서 누군가 가슴을 눌러줬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혈관을 열어 심장을 되살릴 수 있는 것은, 그 전에 뇌가 버텨줬을 때뿐입니다. 그 시간을 버는 것은 병원이 아니라 곁에 있던 사람입니다.
4분의 의미
심장이 멈추면 뇌로 가는 피가 끊깁니다. 뇌세포는 산소 없이 4~5분이면 손상이 시작됩니다. 119 구급대가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개 이보다 깁니다. 그 사이를 메우는 것이 가슴 압박입니다.
가슴 압박은 심장을 손으로 눌러 피를 대신 순환시키는 일입니다. 정상 순환의 일부밖에 안 되지만, 0과 30%는 완전히 다릅니다. 목격자 심폐소생술이 있었던 경우 생존율이 크게 높아진다는 것은 여러 나라의 통계에서 일관되게 확인됩니다.
순서 — 이 네 가지만 기억하세요
1. 반응 확인.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으세요?"라고 크게 물어봅니다. 반응이 없고, 숨을 안 쉬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며 헐떡이면 심정지로 봅니다.
2. 119 신고와 AED 요청.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한 사람을 지목해서 시킵니다. "거기 파란 옷 입은 분, 119에 전화해주세요. 그리고 저기 계신 분, 자동심장충격기 가져와 주세요." 막연히 "누가 신고해 주세요"라고 하면 아무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라면 휴대폰을 스피커폰으로 켜고 압박을 시작합니다. 119 대원이 전화로 방법을 안내해 줍니다.
3. 가슴 압박.
- 딱딱한 바닥에 등을 대고 눕힙니다. 침대나 소파 위라면 바닥으로 옮기는 게 좋습니다.
- 위치는 가슴뼈 아래쪽 절반, 양 젖꼭지를 잇는 선의 중앙 정도입니다.
- 한 손바닥 밑부분을 대고 다른 손을 겹쳐 손가락을 끼우고, 팔꿈치를 곧게 펴고 어깨가 손 위에 오도록 체중을 실어 누릅니다.
- 깊이는 약 5~6cm, 속도는 분당 100~120회입니다. 생각보다 빠르고 깊습니다.
- 누른 다음 완전히 손을 뗄 만큼 힘을 풀어줍니다. 가슴이 원래대로 올라와야 다음에 들어올 피가 채워집니다. 이걸 놓치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 가능하면 2분마다 교대합니다. 제대로 하면 2분도 몹시 힘듭니다. 힘이 빠지면 깊이가 얕아집니다.
인공호흡은 훈련받지 않았다면 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슴 압박만 끊기지 않게 계속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4. 자동심장충격기(AED). 도착하면 전원을 켭니다. 그 다음은 기계가 음성으로 안내해 줍니다. 순서를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 패드를 그림대로 붙입니다. 오른쪽 가슴 위쪽과 왼쪽 옆구리 아래쪽입니다.
- "분석 중"이라고 하면 손을 떼고 압박을 멈춥니다.
- "충격이 필요합니다"라고 하면 아무도 환자를 만지지 않는지 확인하고 버튼을 누릅니다.
- 충격 후에는 즉시 가슴 압박을 다시 시작합니다. 반응을 기다리지 마세요.
- "충격이 필요하지 않습니다"라고 나와도 멈추지 않고 압박을 계속합니다.
망설이게 만드는 걱정들
- "갈비뼈가 부러지면 어쩌죠." 부러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뼈는 붙고 뇌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실제 소생 사례에서 갈비뼈 손상은 흔하고, 그걸 이유로 압박을 주저하는 것이 더 큰 손해입니다.
- "심정지가 아니었으면 어쩌죠." 의식이 있는 사람은 누르면 반응하고 밀어냅니다. 그때 멈추면 됩니다.
- "책임을 지게 될까요." 우리나라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 조항이 있습니다. 선의로 응급처치를 한 경우 책임을 감면받습니다.
- 여성 환자에게 AED 패드를 붙이는 것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옷은 벗기거나 잘라야 하고, 금속 와이어는 패드에 닿지 않게 해야 합니다. 주변 사람으로 시야를 가려주되, 처치를 늦추지는 마세요.
미리 해두면 좋은 두 가지
첫째, 자기 생활권의 AED 위치를 알아두세요. 지하철역, 관공서, 학교, 큰 건물,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있습니다. 응급의료포털에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둘째, 손으로 한 번 해보는 교육을 받아보세요. 글로 읽는 것과 실제로 눌러보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보건소와 소방서에서 무료로 진행합니다. 심혈관질환 가족력이 있는 분이라면 가족 전체가 받아두면 좋겠습니다.
심정지에서 결과를 가장 크게 바꾸는 사람은 의사가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사람입니다. 잘하는 압박보다 시작하는 압박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