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박리, 찢어지는 통증의 정체
응급실에서 "대동맥박리 의심"이라는 말이 나오면 병원 전체의 속도가 달라집니다. 제가 조영실에서 겪은 것 중 가장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중 하나입니다. 이 병은 시간 단위가 아니라 분 단위로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동맥은 3층 구조입니다
대동맥 벽은 안쪽부터 내막·중막·외막의 세 겹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안쪽 막에 찢어진 틈이 생기면, 높은 압력의 혈액이 그 틈으로 파고들어 갑니다. 그러면 막과 막 사이가 벌어지면서 원래 없던 '가짜 통로'가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대동맥박리입니다.
벽 사이로 피가 들어가면 세 가지 문제가 동시에 생깁니다. 벽이 얇아져 터질 위험이 생기고, 벌어진 막이 가지혈관 입구를 막아 장기로 가는 피를 끊고, 심장 쪽으로 번지면 판막이나 심장을 싸는 막까지 영향을 줍니다.
통증의 특징 — "지금까지 겪어본 적 없는"
대동맥박리 통증은 표현이 꽤 일관됩니다.
- 갑자기 시작됩니다. 서서히 심해지는 게 아니라 시작한 순간이 가장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 찢어지는, 째지는, 뜯기는 느낌이라고 표현하십니다
- 강도가 극심합니다. "살면서 이렇게 아픈 건 처음"이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 위치가 옮겨갑니다. 가슴에서 시작해 등, 등에서 배나 허리 쪽으로 내려가는 느낌
- 어깨뼈 사이 등 위쪽 통증이 특징적으로 언급됩니다
함께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는 양팔 혈압이 다르게 나오는 것,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없어지는 것, 실신, 갑자기 목이 쉬는 것, 삼키기 어려운 것 등이 있습니다.
어디가 찢어졌느냐가 치료를 가릅니다
대동맥박리는 위치에 따라 크게 두 갈래로 나눕니다.
상행대동맥이 포함된 경우(A형) — 심장에서 막 나온 구간입니다. 심장을 싸는 막 안으로 피가 새거나 대동맥판막이 망가지거나 관상동맥 입구가 막힐 수 있어, 대개 응급 수술로 갑니다. 흉부외과에서 찢어진 구간을 인조혈관으로 바꾸는 수술을 합니다. 시간과의 싸움이 가장 치열한 유형입니다.
상행대동맥이 포함되지 않은 경우(B형) — 좌쇄골하동맥 이후 하행대동맥에서 시작된 경우입니다. 합병증이 없다면 우선 약물로 혈압과 심박수를 강하게 낮춰 대동맥에 걸리는 힘을 줄이면서 지켜봅니다. 장기로 가는 혈류가 막히거나, 터질 위험이 보이거나, 통증이 조절되지 않으면 TEVAR 같은 스텐트그라프트 시술이나 수술로 갑니다.
진단은 CT로
가장 빠르고 확실한 검사는 대동맥 CT 혈관조영입니다. 조영제를 넣고 촬영하면 벌어진 막과 두 개의 통로가 그대로 보입니다. 어디서 시작해 어디까지 번졌는지, 어떤 가지혈관이 영향을 받는지까지 한 번에 확인됩니다.
상태가 불안정해 CT실로 옮기기 어려우면 응급실에서 경식도 심초음파로 확인하기도 합니다.
왜 생기나 — 위험요인
- 고혈압 — 가장 흔하고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 오래 지속되면 대동맥 벽이 지쳐갑니다
- 대동맥류 — 이미 부풀어 있으면 벽이 얇아져 있습니다
- 유전성 결합조직질환 — 마르판증후군 등.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경우 이쪽을 확인합니다
- 이엽성 대동맥판막 — 선천적으로 판막이 두 갈래인 경우
- 가족력 — 가까운 가족 중 대동맥박리나 대동맥류가 있었다면 알려주세요
- 흡연, 코카인 등 자극제, 심한 역도성 운동도 관련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치료 후에도 평생 관리입니다
수술이나 시술로 급한 고비를 넘겨도 끝이 아닙니다. 벌어졌던 벽은 흔적으로 남고, 남은 구간이 시간이 지나면서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가지가 평생 따라옵니다.
- 혈압 관리 — 대동맥에 걸리는 압력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목표 혈압은 개인마다 다르니 안내받은 수치를 지키세요
- 정기 CT — 증상이 없어도 정해진 일정에 따라 확인합니다. 남은 대동맥이 늘어나는지 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며 숨을 참는 운동은 대동맥 압력을 급격히 올릴 수 있어 제한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운동이 가능한지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대동맥박리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은 병원 안이 아니라 통증이 시작된 그 자리에서 내려집니다. "지켜보자"와 "119"의 차이입니다.